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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집이 한 권 배달되어 왔습니다. 학교 후배인 김선미(수필가)와 김선주(시인)였습니다. 둘은 쌍둥이로서 학교 다닐 때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전혀 몰랐습니다. 아니 가냘프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기억이 없습니다. 블로그를 보고 나를 알았다고 했습니다.

 

내 블로그에 한국에서 다닌 학교를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가끔 장사꾼들이 동창이라고 하면서 연락해 오는 경우가 있어서 일에 방해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국여행 이야기> 시리즈를 읽으면서 34,5년 전의 최동석을 기억해낸 모양입니다. 전화에서 목소리를 들어도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인생의 황혼으로 접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 옛날을 기억하여 내 글을 읽고 수필과 시집까지 보내 주었습니다. ,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시집(김선주, 『겨울에 쓰는 가을 일기』, 베드로서원 2005)을 받아 들고 천천히 읽었습니다. 시인들은 사물을 멀리서도 보지만 대개 접사촬영을 하는 모양입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흘려 보낼 사건과 사물들을 그냥 놔두지 않습니다. 내 젊은 시절이 잠시 부활했습니다. 교정에 있던 백양목 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두 편의 시를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갈릴리 내 사랑이여

        김선주

 

떠나 있던 날에도

잊었던 날 만큼의

그리움은

아픔이었습니다

 

사람으로 인해 오래

외로웠다 해도

당신을

옛 사람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날마다

그리움 되어

재회의 기쁨을 몰고

나에게 오시는 당신을

나의 옛사랑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사랑이여!

깊어가는 밤이라 해도

당신만은 알아볼 수 있어

등불도 들지 않고

갈릴리로 달려갑니다


 

 

꿈에서 당신은

 김선주

 

당신의 마음은

내가 갈 수 없는 나라

 

꿈에서 본 당신 나라는

집으로 가는 길에

철길이 놓여 있고

수인이란 이름이 써진

예쁜 팻말이 세워진 곳

이름 옆에 나란히

‘100’이란 숫자도 써 있어

꿈을 해석해 봅니다

 

당신은 사랑의 포로가 되어

끝없는 여정을 가는

백 프로자신을 포기한 사람

집으로 가는 길목마다

아름다운 언약이듯

하얀 기 눈부시게 꽂혀 있어

 

당신의 마음은

내가 갈 수 없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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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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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짧은이야기 2009/06/11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어떤 주제로 쓰시든 선생님의 인격과 취향, 개성이 잘 드러나 있어서 좋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으나, 선생님의 글에서는 '문학청년'의 향기가 항상 묻어난답니다. ^___^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09/06/11 16: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학이요? 나는 문학에는 소질이 없어요. 그냥 문인들이 멋있어 보일 뿐입니다. 시 쓰고, 소설 쓰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할 뿐 타고난 재주가 없어 노력해도 고생만 할 게 뻔합니다. 포기하고 내가 잘 하는 것에 집중해서 글 쓰고, 그러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아무튼 또 칭찬인 줄 알고...

  2. jasslin 2009/06/11 2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줄지어 선 은백양 나무 사이로 걸어가는 단아한 모습의 한 남학생...언제나 학구적이고 사색하는 분위기를 가진 사람...그 남학생이 제 기억에 남아 있는 최동석님의 학창 시절 모습입니다.

    최교수님의 글은 설득력 있고, 읽는 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줍니다. 탄탄한 학문적 배경 외에 진솔하고,문학성이 깃든 글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동생의 시를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최동석 경영연구소 2009/06/13 2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선미 선생님, 동생의 시집(좋은 시들이 많아서 가끔 읽어야겠어요. 옛날 생각이 나겠지요)까지 보내주시고, 좋은 댓글까지, 감사합니다. 내가 남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나?

      "이밥에 고깃국"이 간절했던 시절, 가난하고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밖에는 기억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은 했던 같군요.

      이제는 "웰빙"식을 해서 그런지 가난했던 예전을 다 잊었습니다.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개구리가 된 모양입니다. "처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데...

      아무튼 김선미 선생님은 훌륭한 수필가가 되실 겁니다. 지금도 수필가시구요. 수필가로서 감동적인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