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vision)은 사람에게 희망을 줍니다. 인간은 현재상태(present state)와 원하는 상태(desired state)를 비교하여 그 갭을 메우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에게만 있는 독특한 현상입니다. 다른 동물들에는 일시적인 갭을 느끼지만, 인간은 영원히 그 갭을 느낍니다. 동물은 본능의 폐쇄적인 틀에 갇혀 있지만, 인간은 본능을 넘어선 초월적 세계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형태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의 틀에 갇혀 있다면 그는 짐승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비전이란 원하는 상태(desired state)를 말합니다. 이것을 먼저 정해야 그 다음의 행동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그냥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던지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수준의 막연한 기대는 비전이 아닙니다.
비전은 도전적이고(challenging) 명확해야(clear) 합니다. 그리고 비전에 도달했는지(consequential)의 여부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매혹적이어야(compelling) 한다는 것입니다.
매혹적인 비전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내가 번역한 책, 리차드 해크만, 최동석, 김종완 옮김, 『성공하는 팀의 5가지 조건』(Leading Teams), 교보문고 2006, 122쪽 이하를 참조하세요.
우리가 잘 아는 모한다스 간디, 넬슨 만델라, 아브라함 링컨에게는 바로 이런 비전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강렬한 비전이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속한 사회와 조직의 원하는 상태(desired state)를 상정했고, 그것을 머릿속에 강렬한 이미지로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연설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읽어도 그들의 말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강렬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상태는 몇몇 사람들이 아닌 대다수 사람들이 추구하는 진리에 기초하여 호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제2차 대전에서 승리했지만, 소련의 우주개발기술에 뒤처져 있었습니다. 실망하던 국민은 케네디(John F. Kennedy, 1917~1963)를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국민적 요구에 응답하려는 듯, 케네디는 1961년 우주계획의 목표를 정했습니다. 전국에 생방송되는 의회연설에서 “미국은 인간을 달에 보내고 무사히 귀환시킨다”는 담대한 계획을 선언했습니다. 내가 16년 전 워싱턴 D.C.에 있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처음 갔을 때, 케네디가 연설하던 그 장면을 반복해서 관람객에게 틀어주었습니다. 케네디의 이 한마디는 미국인들을 감동시켰습니다. 그리고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예산을 지원했습니다. 케네디는 국민에 대하여 매력적인 비전(compelling vision)을 제시할 줄 아는 지도자였습니다.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1929~1968) 목사는 1963년 링컨기념관 앞에 모인 대중들에게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제목의 연설을 함으로써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도덕적 진리에 호소했습니다. 이 연설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부터 감동을 불러 일으킵니다. 킹 목사가 암살되고 나서 40여 년이 지난 지금,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는 미국으로 변모되었습니다.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1917~1979) 장군이 집권하여 호소한 것은 “잘 살아보세”였습니다. 박정희의 도덕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경제적 이해득실의 문제로 전환시켜버렸습니다. 그때는 온 국민이 하루 밥 세끼를 걱정하던 시대였기에 ‘이밥에 고깃국’을 먹을 수 있다면 박정희의 말을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것이 가능할까요?
우리 사회는 지금 비전(vision)을 잃었습니다. 국민들이 기대했던 경제적 이익도 잃어 버렸고, 도덕적 권위도 사라졌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짐승처럼 본능의 틀에 갇혀있고, 초월적 세계에 대한 이상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 사회와 국민을 매혹시키는 비전(compelling vision)은 과연 무엇일까요? 다같이 생각해보시죠.
p.s.힘있는 모든 사람들의 에너지를 끌어 모아야 할 텐데, 지도자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안위만을 생각해서 힘있는 사람들을 내치고 온갖 아부와 아첨을 일삼는 자들을 중용하는 한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똑 같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념이 다른 정당의 사람들까지 포용해서 국가경영의 지혜를 모으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지도자들은 밴댕이 콧구멍만도 못한 소견으로 정치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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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onjae 2009/05/06 2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꾸준히 방문하고 있는 독자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요즘에는 온라인에도 오프라인과 같이 마음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제겐 이 블로그가 그런 곳입니다. 오늘은 '성공적인 팀의 5 가지 조건'을 학교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책을 읽으며 리더십에 대해 깊이 배우려고 합니다. 늘 좋은 생각과 글 감사합니다. :)
*앞으로 신뢰와 윤리를 담은 비전이 매혹적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인기나 눈 앞의 이익에 편승한 비전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요.
균재님 역시 좋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군요. "성공적인 팀의 5가지 조건"은 실무경험이 있으면 이해가 쉽겠는데요. 직장경험이 없더라도 몇번 읽으면 전체 구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귀한 댓글까지 남기시고... 감사합니다.
앞날에 좋은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 원하는 직장과 직업도 구하게 되시길 기원합니다.
석락희 2009/07/02 1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인들을 밴댕이 콧구멍보다도 못하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밴댕이 콧구멍을 관찰해본 적은 없지만요.ㅎㅎㅎ
박정희가 주장한 '이밥에 고깃국'으로 인해 배는 불렀지만 가슴은 황량해지고
머릿속은 텅비어 버렸지요.
사람들은 그야말로 꿈을 잃고, 인간애를 팔아먹어 버렸습니다.
이 사회는 속물들의 이전투구장이 되었고요.
가치지향적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교수님도 잘 아시겠지요.
바보취급당하고요.
참으로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MB같은 답답한 아버지군상들만 늘어나고.....
아마도 우리 세대에 있는 사람들은 MB식 경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석 선생님도 잘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오히려 그런 리더십에 향수를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요. 우선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MB가 크던 시절에는 속도전으로 밀어버리고, 한마디 하면 입의 혀처럼 움직이는 조직원들을 데리고 일을 했었으니까요. 그런 식의 경영과 리더십 이외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죠.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리더십은 다른 사람의 잠재력을 스스로 잘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것인데, 평생 그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을 테니까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 이것이 리더십의 전부인 시대의 산물이 바로 MB입니다. 안타깝죠.